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짧은 머리의 주체적인 캐릭터 그레텔이 주도하는 공포영화 <그레텔과 헨젤> 추천글 (약스포)
    영화 감상문 2020. 7. 11. 00:59
    728x90

    원작 동화의 제목은 '헨젤과 그레텔'이지만 이 영화의 제목이 '그레텔과 헨젤'인 것을 보고, 또 짧은 머리의 그레텔 캐릭터를 보고 흥미가 생겨 예고편을 찾아보고 개봉날(8일)에 봤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어서, 공포영화 못보는 분들 제외하고 많은 여성주의자가 봤으면 좋겠다. 근데 평소 자극적인 공포영화 좋아하시는 분은 취향에 안 맞을 수 있음.
    물론 잔인하거나 다소 크리피한 요소들이 있었지만, 공포영화인 것 치고는 엄청 무섭지도 않았고 개인적으로 완전히 잔혹하고 끔찍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장이 쫄깃하면서도 굉장히 색다른 내용이었다. 아래에 최대한 결정적인 스포 없이 좋았던 장면/대사를 적어보려고 한다.


    # '생각보다 훨씬 메갈영화인데...?' 싶었던 장면(대사)

    1. "미세스(부인)라고? 내 발목에 쇠사슬이 보이니?"
    그레텔과 헨젤이 마녀의 집에 처음 들어와서 그레텔이 예의 차려 인사를 하며 '미세스'라고 부르자 마녀가 한 대사. 즉, 결혼=내 발목에 쇠사슬.
    옛날에 결혼하지 않고 혼자 잘먹고 잘사는 여성을 싫어해서 마녀(악녀)들을 다 혼자 사는 설정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정말 동화 속에서 그런 역할을 했던 여성 캐릭터 중에 남편이 있는 경우가 없는 것 같다.

    2. "체스에서 왕은 겁쟁이잖니."
    그레텔과 체스하는 장면이 몇번 나오는데 아마 처음으로 같이 체스하던 장면으로 기억한다. 실제로 체스에서 왕은 한번에 한칸 밖에 못 움직이고, 다른 말들에게 보호를 받으며 요리조리 피해다닌다. 그리고 가장 강한 말은 퀸^^

    3. "듣기로는 여기 땅이 저주받았다던데요." "무능한 남자들 탓이지."
    아니 다시 봐도 대사가 너무 통쾌하고 웃기네...ㅋㅋㅋㅋ 무능한 남자들 때문에 그레텔이 사는 숲의 땅이 저주받았다고 하네요. 오피셜 땅땅

    4. "똑똑한 남자들은 널 두려워 할거야. 그리고 그 두려움을 증오로 바꾼단다."
    이것도 역시 마녀가 그레텔에게 하는 대사. 이 대사도 정말... 너무 맞는 말이라 통쾌했다. 이런 대사를 공포영화에서 들을 줄은 몰랐기에 뜻밖이어서 더 좋았다.

    5. "헨젤은 네 앞길에 방해만 되는 존재다. 넌 혼자여야 돼."
    영화에서 계속 헨젤을 걱정하고 챙기는 그레텔에게 마녀가 이렇게 말한다. 그레텔이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헨젤 돌봐주고 가족 챙기느라 제대로 펼치지 못했었다. 그러니 헨젤이 앞길 막은 것도 맞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 발목에 쇠사슬을 감는 행위인 결혼도 하지 말고 혼자 살라는 뜻으로 들려서 좋았다.

    6. "내 이야기는 내가 써!"
    마녀의 실체를 알고 도망치자고 했던 그레텔이 생각이 바뀌면서 여기에 남겠다고 한다. 그러자 헨젤이 "그렇지만, (어릴 때 들었던 마녀의)이야기는..."라고 말한다. 그 대답으로 그레텔이 화를 내며 "내 이야기는 내가 써!"라고 말한다. 이 대사를 시작으로 원래의 동화 속 마녀 이야기가 아니라 그레텔이 만들어나가는 이야기가 된다.


    # 추천하는 이유
    1. 이 영화의 제목이 '헨젤과 그레텔'이 아닌 '그레텔과 헨젤'인 이유가 있다. 그레텔이 다 해먹는다.

    2. 위에서 언급했듯이 페미니즘적 대사/요소가 많다.

    3. 그레텔의 캐릭터를 꾸밈 없는, 짧은 머리의 디폴트로 했다.

    4. 영상미가 정말 좋다. 공포영화에서 흔치 않은 풍경 맛집.

Designed by Tistory.